재개발로 철거되어버리는 서교동 옛 동네 탐험





전 어렸을때.. 그러니까 대충 첫 기억에서 얼마 안 되는 대략 4~5살때부터 8살 국민학교 입학 바로 전까지
유치원 시절을 서교동에서 보냈습니다
연도로 치면 대략 90년봄~93년봄까지죠
그래서인지 이 서교동에만 오면 항상 정겨운 기분이 들곤 하죠

물론 예전과는 달리 몇몇 정든 건물은 헐려서 빌딩이 들어서기도 하고
정들었던 거리나 가게, 문방구 등이 빌라 등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예전에 살던 친구들은 이미 기억도 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이라 친구들을 따라 한두살 많은 형들을 따라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나름대로 동네 탐험도 헀구요;;
옆동네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토요일이라 문을 닫은 옆동네 유치원 놀이터도 들어가보고
처음 와 보는 거리를 걸어가며 친구 손을 꼭 잡고 다니던 기억이나
세발 자전거를 타고 문방구 근처를 지나가는데 비가 와서 쫄딱 젖었던 기억;;

뭐 여러분은 어떤 유년기의 추억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이 기억과 이 동네가 바로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던 동네 바로 옆동네가 작년부터 뭔가 싸늘해지더니 결국 철거가 되고 있더군요
사실, 정들었던 놀이터가 없어지고, 정들었던 가게가 문을 닫고 빌라가 생기고
그런 식으로 차츰 변해가는 정든 옛 동네를 바라보는 건 그나마 약간 씁쓸하기는 해도 새로운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에 없어져버리는 거리를 보니 상당히 울컥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완전히 철거되기 전에 한번 찾아가 봤습니다;; 여행이라고 하기도 좀 뭐하긴 하지만;;
일단은 제가 살던 곳에서 다른 곳에 찾아가 풍경을 보고 온거니 나름 여행이군요 ㅋ


제가 듣기로는 일산자이 주상복합이 들어선다고 하는데 작년쯤 부터 동네 전체가 비어버리고 유령도시가 되더니
어제 갔을때는 완전히 철거가 진행되어 남은 집도 몇 안되더군요;;

그래서 얼른 이 동네를 사진으로 남기고 왔습니다






지도입니다만
제가 살던 집과 지금 재개발 되는 (사진에 나오는) 동네는 바로 옆입니다;;

유치원 꼬맹이 걸음걸이로도 5분밖에 걸리지 않던 동네라 친구도 몇명 살고 놀러도 가고 했는데
이젠 완전히 옛 추억으로밖에 남지 않는군요;;





2달쯤 전에 갔을때는 그래도 건물들이 70%정도는 남아있었는데 이제 거의 다 철거되었습니다;;

사진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해 보이실지도 모르겠지만;; 뭐 제가 봐도 그래 보이네요;;






여긴 상당히 가파르고 짧은 오르막길인데요
사실 이 오르막길 올라가기 전 왼쪽에 제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미싱가게가 있었습니다;;
뭐 없어지긴 했지만 아예 폐허가 된것과는 또 기분이 다르죠;;





아직 철거되지 않은 빌라
비교적 새 건물입니다만 안에는 아무도 없는 유령빌라가 되었습니다
며칠내에 철거될 것 같긴 하지만요






옛날 식 집;;
이전에는 이런 집들과 약간 고급(?) 주택들이 뒤섞여 있는 동네였는데 이젠 뭐 일산자이로 통폐합(?)







아래쪽에는 한때는 집 대문 기둥이었던 거리명이 붙어있는 기둥이 넘어져 있고 위쪽은 완전히 철거되었습니다;;







껍데기만 남아버린 건물과 주변의 건물잔해들






집의 안쪽은 다 헐려버리고 겉면만 남아있습니다;;





제가 놀던 동네라고는 하지만
워낙 옛날이고, 원래의 모습도 남아있지 않은 터라 알아볼 수 있는곳이 없군요;;






약간 높은쪽에 자리잡고 있던 집들의 흔적...

이 집들도 한때는 사람들이 추억을 남기며 살던 집이자 거리였겠죠;;






담벼락만 남은 모습이 예전에 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가정집의 흔적도 보이고 작은 빌딩의 흔적도 보입니다






왼쪽은 철거되는 곳이고 오른쪽 앞 건물들은 아슬아슬하게 철거대상이 아닌 거리;;
저 거리쪽도 제가 뛰어놀던 곳인데 기억이 아슬아슬하게 나는군요 ㅎㅎ






껍데기만 남은 성냥갑 빌딩

막 들어가보고 싶어집니다 ㅎㅎ







이 빌라도 껍데기만 남았네요

안에는 계단도 문틀도 제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나가면서 버리고 간 각종 가구들도 밑에 쌓여 있네요







이 차들은 아마도 철거하는사람들이나 이 곳 관계자분들 차량이겠죠??
한때는 이 거리도 주차전쟁으로 시끌시끌 했을겁니다 ㅎㅎㅎ







거리가 잔해로 막혀 있어서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합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이 거리가 내 기억 속 거리가 맞나;; 하고 헷갈렸는데
조금씩 걷다보니 드디어 제 기억 속에 남은 풍경을 발견했습니다





합정공원..
분명 당시엔 이런 이름도 없고 모래밭에 그냥 놀이터였는데
어느샌가 공원화 되었군요;;

하지만 이곳도 철거가 한창이었습니다





저에겐 일명 옆동네 놀이터로 남아있던 곳이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많이도 바뀌었군요;;


뭐 곧 사라지겠지만..





이쪽은 지금이야 콘크리트도 깔려있고 그림담벼락도 있지만
예전엔 그냥 돌벼락에 흙바닥이었습니다;;

공중화장실도 없었고 나무로 가려져 있었는데
여기서 노상방뇨도 하고 -_-;; (6살짜리였습니다;;)






쇠 종류는 재활용 가치가 있는지 따로 실어 가더군요;;
뭐 나머지는 건축폐기물;;






이 나무들도 기억이 납니다;;

이제 얘들도 영영 없어지겠군요
설마 이렇게 오래된 별로 이쁘지 않은 나무를 소중히 옮겨심어주지는 않겠죠;;





제 기억속에 있는 또 다른 거리;;
합정역 1번출구에서 쭉 오다 보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오르막길이고
이 옆에 제 친구네 가게도 있어서 확실히 기억에 남네요;;

예전엔 이 양옆에 집들도 있었고 위쪽도 어두운 색깔의 여러 골목들이 있었지만
이젠 뭐 허허벌판 ㅋㅋ





옆쪽을 지나오면서 마지막으로 한장

왼쪽은 현재 사용중인 재개발을 피한 건물이고 안쪽과 오른쪽은 재개발 건물들입니다;;
옛날식 담벼락(?)이 인상깊네요




제 어렸을 적 앞마당(?)이 철거되어버리는 모습을 보니까 울적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나마 예전 살던 동네는 아직 남아있는 걸 생각하니 다행인것 같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어 갈수록 점점 이런 추억속의 광경들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리고, 버리겠죠
그나마 이렇게 마지막 동네의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남길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해야할까요


한 2~3년쯤 후에는 이 곳도 커다란 주상복합 아파트단지가 될텐데
제가 살고 있는 이 집도 커다란 주상복합 아파트;;

뭐 그 곳에서도 또 다른 추억이 생겨나고 사람들의 소중한 안식처가 되겠죠




아무튼, 서운한 건 어쩔수 없군요
(좀 더 일찍 카메라를 가지고 찾아갔다면 그나마 덜 허물어진 동네 모습을 담아올 수 있었을텐데;;)

by 종화 | 2008/02/18 20:48 | 즐거운 취미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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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컴펄 at 2008/02/19 00:17
제가 사는 동네도 20년 넘게 살고 있는데 점차 아파트가 들어서고 빌라가 들어서면서 서서히 예전 모습에서 바뀌어 가고 있어요~ 지금 모습도 좋지만 예전 모습도 그립다는...ㅠ
저렇게 폐허(?)가 되버린 동네를 보면 황량한 기분이 드네요-
Commented by 미루치 at 2008/02/19 00:19
순간 전쟁터인줄..ㅋㅋㅋㅋ
Commented by 종화 at 2008/02/19 10:35
컴펄님// 변화도 좋지만 예전이 그리운건 뭐 인간의 본성이겠죠 ㅋ

미루치님// 피아니스트 같은데 배경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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