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리뷰] 1% 채우기


3월 중순쯤, 우연히 EBS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거기엔 우리나라의 0.1%의 인재들이라고 자신있게 내놓을만한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이었고, 그들의 생활습관이나 사고방식 또한 일반 고등학생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묻어났다. 암기와 반복학습이 아닌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찾아내는 과정중시의 수업과 각종 교양, 그리고 글로벌에 맞는 외국어 능력과 앞으로의 진로를 생각하는 눈높이와 시점까지..

나는 고등학교 시절을 그렇게 보내진 않았던 것 같다. 남들 공부할 때 적당히 공부해 주고, 놀때 놀아주고, 그렇게 하면서도 목적했던 대학은 아니지만 나름 좋은 대학에 원하던 학과에 쉽게 붙었고 (수시로 붙어버렸다-_-;;) 어느 정도 학교를 다니다가 지금은 잠시 휴학 중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뭔가에 대해 진지하게 달려들었던 적도 없고 쓰디쓴 실패를 겪지도 않았던 그냥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과연 내가 지금 이대로 살아간다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것은 중학생부터 시작해서 고등학생, 수험생, 대학생, 대학원생, 취업준비생, 직장인까지 골고루 퍼져 있는 현대인의 공통적 고민일 듯 싶다. 누구든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고 싶어하고, 노력과 기회가 받쳐준다면 더욱 고도의 교육이나 자격을 취득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현대인의 삶의 목적 중 하나인 듯 싶다.

이 책은 그러한 현대인들의 욕구에 맞추어 나온 수많은 <성공하려면 ~~~ 하라> 류의 책 중 하나이다. 현재 서점에는 이러한 책들이 수도 없이 많이 나오고 많이 팔리고 있다.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제목부터, 가정교육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성공한 기업인이나 정치인의 삶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해답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에는 하와이에서 MBA를 취득하고 돌아온 경제기자가 직접 부딪히며 겪은 노하우를 소개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 시리즈와는 다르게 MBA 준비생이나 유학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느낌이 든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서 그런지는 몰라도 일단 그쪽에 시점이 맞추어 져 있으므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게 뭔소린가.. 하는 생각도 들만하다.











일단 제목에서 풍겨져 오는 느낌은 '내가 잊어버리고, 혹은 모르고 있는 1%를 일깨워준다' 라는 느낌이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어본 결과 이 제목은 상당히 축소된 느낌이다.벌써 "XXX해라" 하고 요구하고 있는 30개가 넘는다. 과연 이게 1%인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책장 수도 250페이지가 넘고 중간에 공백도 많지 않고 몇 개의 그림과 사진을 제외하고 빽빽이 글로만 채워져 있기에 내용이 무지하게 많고 다방면에 관한 조언이 주를 이룬다.

 
이 책에는 수십가지의 조언이 들어 있다. 만약 그 조언을 다 받아들여야 한다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대부분이 내가 여기저기서 많이 들은 얘기, 알고 있는 얘기, 신문 칼럼 등에 자주 소개되는 이야기들이다. 속에서 진짜 내게 필요한 몇 가지 조언을 뽑아내야 하는 약간은 귀찮은 과정을 감수한다면 이 책은 꽤 좋은 조언자가 될 수 있다. 이 점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큰 단점이기도 한데, 요즘 시중에 널려 있는 수 많은 자기계발서들은 그 책에서 중요시하는 부분을 크게 강조하여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하지만 이 책은 직접 목차를 펴고 하나둘씩 꼼꼼히 읽어본 다음 본문 내용을 알아봐야 한다. 이런 귀찮은 과정들은 서점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쉽게 사로잡기엔 불리한 면이 있다. 좋게 말하면 다방면의 폭넓은 조언들을 수록해 놓은 책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오히려 보기 힘든 책이 될 가능성이 있는것이다.


나는 직장인이 아니고 취업 준비생도 아닌 평범한 대학생이고(졸업도 아직 한참 남음) MBA쪽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왜 이리 나에게 요구하는게 많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왠지 그 방면에 대해 준비를 해오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두가지씩을 깨우쳐 주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책 무게는 상당히 가볍다. 종이 밀도가 낮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들고 다니기엔 편하다. 동일한 크기와 두께의 책과 비교했을떄 확실히 무게가 반정도밖에 나가지 않는 것은 종이값을 아낀다기보다는 휴대성을 강조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아닐까 싶다.












속 구성은 상당히 읽기 편한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간중간에 녹아들어 있는 필자의 경험담과 사진, 그리고 각종 유용한 정보들이 글의 쉬운 이해를 돕는다. 마치 인터넷에 소개된 기사를 보는 듯 한 기분도 든다. 저자가 기자출신이라 그런가 글 자체는 깔끔하고 읽기 편하다.

무조건적인 강요와 설득이 아닌 자신의 경험이나 주위 사람들의 일화 등으로 이러한 능력이나 이러한 습관이 필요한 이유를 느꼈다는 식으로 하는 설명도 상당히 거부감 없이 다가왔다.

책 자체에 있어서 특징도 나름 잡혀 있었다. 흔하디 흔한 말만 늘어놓는 책들도 많은 반면 이 책에서는 오히려MBA나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진출할만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생생히 느껴질 만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다. 경험과 해외사례 등으로 꾸며진 수많은 정보들이 닫혀 있는 시각을 열어 주는 느낌이다.
 






내가 이 책을 다 읽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부분은 2-1의 <글로벌 인재의 언어능력>의 파트와 4-1 파트중 <당선자와 당선인> 글이었다. 둘 다 내가 평소부터 생각해 오던 내용이기도 했고, 그에 관해 내가 갖추어야 할, 준비해야 할, 혹은 잘못 알고 있는 생각을 바로잡아 주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글로벌 인재의 언어 능력에 있어서는 현 정부나 학부모들이 그렇게 목을 매고 있는 영어능력에 관해 상당히 정확한 충고를 들은 기분이다. 나도 영어 공부에 살짝 강박관념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는데, 실제로 제대로 된 인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영어능력이란 토익점수나 토플점수를 잘 맞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닌 내용을 전할 수 있는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는 내용은 발음이나 문법 등에 목을 매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한 꽤 따끔한 일침임이 분명하다.

당선자와 당선인 파트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한국에서는 호칭 문제로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많고 그로 인해 어느정도 폐쇄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반면 오히려 영어쪽에선 호칭이나 상하관계에 얽매이지 않아 더욱 자유로운 인간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 점에서 과연 어떤 결론을 유추해낼까 지켜보니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한국 사회에서도 상대방을 대접해 주며 닫힌 인간관계가 아닌 열린 인간관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호칭부터 바꾸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예전부터 어린아이와 할아버지가 친구가 될 수 있는 외국적 인간관계가 약간이나마 부러웠던 나로써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결론이었다.








마무리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상에 관해서는 첫번째가 MBA 준비생이고, 두번째가 유학준비생이라고 생각한다. 초점이 글로벌적인 인재가 되는 것에 맞추어 져 있기 때문에 그쪽 방면에 계획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는 피부에 맞닿는 내용은 없다.

나의 경우에는 이 책에서 어떻게든 의미를 찾아가며 읽었지만 실제로 난 MBA에 관심도 없고 이 책에서 많이 다루는 중국같은 곳에 갈 이유도 관광 외에는 없다. 내 시각에서는 좀 지루한 면도 있었고 MBA 이야기가 나오면 건너 뛰곤 했다. 그리고 곳곳에 나오는 사회생활이나 생활습관에 관한 충고에 관해서는 글로벌적인 소개를 제외한다면 오히려 다른 책들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MBA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MBA는 아니더라도 유학이나 글로벌기업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마치 친한 선배의 경험을 듣는듯한 느낌이 들것 같기도 하다. 나처럼 그쪽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계속 읽다 보니 그쪽에 관한 어느 정도의 상식은 가질 수 있을 정도였으니...





결론은, 생활 속에서 빠뜨리고 있었던 1%를 채운다는 내용과는 살짝 거리가 멀었지만 세계화 된 21세기형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현실적이고 읽기 쉽게 쓴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그쪽에 목매달 일이 없다면 수많은 자기계발서 중에서 굳이 이 책을 선택해야 할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같이 이런 방면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글로벌적 사고방식에 대한 필요성은 어느 정도 느끼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렛츠리뷰

by 종화 | 2008/04/22 21:48 | 즐거운 취미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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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ammer at 2008/04/22 21:53
어떤 종류의 책이던간에 배울점은 있지요, 중요한것은 그 안에서 무엇을 찾아내고 그것을 읽는 각개인에게 어떻게 유용하게 적용하는가....나에게 맞게 받아들이는것 그리고 실행하는것이 가장 중요한 점인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종화 at 2008/04/22 22:02
hammer님// 이 책에서도 배울점은 꽤나 많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에 비해 대중성은 살짝 떨어지는 느낌이더군요;; 하지만 유학 준비생이라면 엄청나게 건질게 많아 보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저의 경우엔 렛츠리뷰가 아니었다면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어 보이더라구요;;
Commented by sujuku at 2008/04/23 20:48
아..근데 왜 다른 문장보다 '나름 좋은' 대학.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을까요.. 저도 좀 그런 식으로 순탄(?)하게 살아왔는데.. 직장생활을 10년 가까이 하고 보니 난 뭘 했나..하는 생각이 좀 들더라구요.. 님은 졸업이 아직 많이(?) 남은 만큼..자신의 미래에 대해 잘 생각하고 좋은 선택하시길^^
Commented by 종화 at 2008/04/23 21:26
sujuku님// '나름 좋은 대학'이라는게 고등학교때 공부에 목매고 공부하지 않은것에 비하면 행운이 따른건지 제가 원하던 대학 비스무레한 대학에 갔거든요;; 물론 대학이 소위 '명문대'는 아니지만 제가 원하던 공부를 하고 있으니 저 스스로 대학온것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기때문에 쓴거지 다른 뜻은 없어요 ^^:; 하지만 이 만족이라는게 한번 만족하기 시작하면 나태함으로 바뀌는게 문제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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