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먹방 (11) 한식! 한국인은 한식이다!!!

인도에 가기 전,
저는 외국에서 한국음식 쳐다도 안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단체 출장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한국음식을 먹을 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에선 그 나라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었죠.

간혹 외국에서 한국음식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안 그래도 평생 먹을 한식을 굳이 외국에 나와서까지 먹어야겠냐며 타박을 주곤 했답니다.




이번 인도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78일간의 여행에서, 저는 한국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여행 초반에만 해도 그 결심이 꽤 잘 지켜졌습니다.
우다이푸르의 유명 한식 레스토랑인 리틀 프린스를 그냥 지나쳤고,
바라나시에서 거북이 패밀리가 한식을 먹을 때, 저는 비리야니를 먹었죠.
여긴 인도니까! 디스 이즈 인디아!!!!


그렇게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인도 음식은 맛있었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내 안을 잠식해 들어오기 시작했고...
결국 두 번째 들른 바라나시에서 무심결에 시킨 신라면 한 그릇에 제 결심은 산산히 무너졌습니다.





한국인이 한식 먹는게 무슨 잘못이야!


앙?








시작은 가볍게 계란찜


먼저, 인도에서 가장 많은 한식을 먹었던 자이살메르 가지네 식당입니다.
자이살메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식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어졌고,
심지어 주방장 가지의 음식솜씨는 상상 이상!

그렇게 저는 자이살메르에서 함께 한 T형과 K군, 찬호와 동준이를 데리고
하루 세 끼를 한식으로 때우며 이 식당의 거의 모든 메뉴를 재패했습죠.

시작은, 가볍게 계란찜입니다.
야채를 듬뿍 얹어 냄비에 거칠게 끓여낸 것이, 완전 맛있음






김치볶음밥


여러 볶음밥을 먹어봤는데, 이 김치 볶음밥이 최고더군요.
그 귀하다는 배추김치와, 갖은 야채를 송송 썰어 넣고
인디카 쌀의 고슬고슬함을 잘 살려내 후다닥 볶아낸 후
반숙 계란후라이를 똭!

역시 볶음밥엔 인디카 계열 쌀이 어울려요





가지네 반찬 3종세트


올해 초, 가지네 식당 밑반찬 3종세트. 무김치와 가지전, 양배추 김치입니다.
얼마 전 근황을 접해보니, 밑반찬이 무려 6종으로 늘어났더군요!
백김치에 무장아찌에 시금치로 보이는 나물까지!!!

이렇게 되면 다시 한 번 갈 수밖에 없잖아!!!






라-면


가지네에서 가장 저렴한 한식메뉴인 인도 라-면
비싼 신라면 대신 인도의 볶음라면인 매기 면을 이용한 라면으로,
한국 라면스프와 갖은 야채, 계란 등으로 맛을 냈습니다.
그러니까 인도 재료와 한국 조미료로 만든 한국식 라면이랄까요?

120루피에 계란 푼 라면과 무한리필 밑반찬, 공기밥까지 나오니
가성비 갑이죠?






김치전


사이드메뉴로도, 술안주로도, 간식으로도 일품이었던 김치전!
가격도 싸요. 저 커다란게 80루피였나..?
비록 기름기가 조금 덜하긴 하지만, 담백해서 더 맛있었던 것 같기도?







비빔밥


한국 음식점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메뉴, 비빔밥!
간혹 대충 만드는 곳은 당근과 양파 같은 재료들로만 맛을 내기도 하는데,
여기는 딱 봐도 재료가 많아 보입니다!!
시금치와 무나물, 야채볶음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맛을 냈더군요.








바라나시, C카페


무대를 옮겨서 바라나시로 갑니다.
바라나시의 명물인 철수씨가 새로 오픈한 식당, C카페에서 먹은 된장찌개입니다.
한국인 노년 부부가 운영을 맡는데, 밑반찬으로 무려 배추김치가 나온다는 것!
된장찌개 역시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느낌이 일품이었네요






C카페의 찐빵


C카페의 메뉴들은 대부분 평범한 음식들인데,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찐빵입니다!
마침 또 이 때 편의점 찐빵이 무진장 먹고 싶었기에 바로 예약주문!!!

3개 100루피길래 6개를 주문해서, 레바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사람들과 나눠 먹었네요
맛있는건 나눠먹어야 제 맛!
그리고 얻어먹기도 합니다 ㅋㅋ







바라나시, 모나리자카페 뚝바

뗌뚝


한식 금지령을 허문 일등 공신, 뚝바와 뗌뚝입니다.
티벳의 전통 요리인데, 뚝바는 칼국수, 뗌뚝은 수제비와 거의 흡사해요.
여행 초반, 이건 티벳 요리니까 한국음식이 아니다~ 라며 먹긴 했는데
왠지 먹으면서 반칙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ㅋㅋㅋㅋ
그냥 한식으로 봐도.... 무방할 듯?

일단 인도요리는 국물 개념이 거의 없어서
뭔가 따끈한 국물을 입안에 넣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이 국물요리를 먹으니
'아 내가 왜 한국요리 안먹겠다고 이 고집을 피우고 있지'
라는 회의감이 들더군요......







델리, 티베탄 콜로니


여행 말미에 먹은 뚝바의 최고봉. 티베탄 콜로니의 전통 소고기 뚝바입니다.
가게 이름은 New Opean Restaurant인데, 그냥 냄새 맡고 들어갔음요ㅋㅋㅋ

여태껏 뚝바는 대충 칼국수 비스무리한 요리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 뚝바는 국물도 진하고 볼륨감이 있는게 거의 고기라멘 수준!
국물 한 입 떠먹고 감동해서 그릇 바닥까지 싹싹 비웠던 기억이 나네요







바라나시, 레바게스트하우스 신라면


제 여행의 반환점이었던 2차 바라나시 방문.
밤새 기차를 타고, 배낭을 메고, 부슬비를 맞으며 게스트하우스에 도달해 짐을 풀고 나니
뭔가 몸살기운을 동반한 피로감이 덮쳐오더군요...
밥은 먹어야겠는데 도저히 나갈 힘은 없고... 해서 시킨 신라면이었습니다.


인도여행 37일차. 한식다운 한식은 거의 입에 대지 않았던 나날들.
난생 처음 해보는 장기 여행으로 지친 몸.
그리고... 내 안에 나도 모르게 숨어 있던 한식 유전자......

그 모든 것이 이 신라면 한 그릇으로 인해 폭발했습니다.
한식 좋아!!!!!!!!!!!!!! 사랑해!!!!!!!!!!!!!






참치볶음밥


역시 레바게스트하우스에서 먹은 참치볶음밥
김치 두 종류(총각김치/무김치)와 콜리플라워 피클이 거듭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레바게스트하우스 음식 참 맛있었는데
바라나시에서 워낙 여러 맛집들을 떠돌아다녔더니 밥먹은 기억은 두 번 뿐이네요...
(물론 사장님 호의로 다양한 음식들을 조금씩 얻어먹긴 했지만 ㅋㅋ)

다음에 가면 다른 메뉴들도 좀 먹어봐야겠어요








바라나시, 보나카페 수제비볶이


1차 바라나시 방문 때, 한국음식점인 보나카페에 우르르 몰려간 적이 있었죠.
그 때 일행들이 시켰던 수제비볶이입니다.
(참고로 이때 전 비리야니를 먹었죠)

라볶이에서 떡 대신 수제비를 넣은 음식인데, 한입 맛을 보니 굉장히 맛있더군요.
떡 구하기 힘든 인도에서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요리 같은데,
맛은 이미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도 남아 빌딩 한 채 세운 수준.

근데, 보나카페 메뉴들이 전반적으로 이런 성향이 강하더군요...







보나카페 콩까스


이건 보나카페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콩까스입니다.
스프에 샐러드에 듬뿍 끼얹은 소스까지. 전형적인 옛날돈까스 그대로의 비주얼인데
저 돈까스 안의 고기가 콩고기라네요...?
먹어보면 갈아만든 돈까스 느낌이 나긴 하지만, 콩고기라는 느낌은 안 듭니다.

굳이 콩고기를 쓴 이유는 안전성 때문.
바라나시에서는 신선한 돼지고기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자칫하면 돼지고기로 인해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콩고기를 이용한 콩까스인데요,
먹기 전에 콩까스라고 듣지 못하면 웬만해선 모를 퀄리티입니다.
역시, 바라나시는 인도(한식의) 성지에요







디우, 직접 끓임


대망의 마무리는, 디우에서 직접 끓여먹은 해물 라면입니다!!!
비싼 신라면에 그날 아침 어시장에서 사 온 꽃게와 낙지, 새우 등을 넣고 끓여낸!!!
술 먹은 다음 날 해장따윈 코 후비듯 해낼 것 같은!!!
전설의 해물 라면!!!!!!!!!
(두둥)


취사병 출신이었다는 동준이의 집도로 끓인 신라면인데
여기에 밥까지 말아먹으니 그야말로 신세계...
세상엔 맛있는 라면이 참 많지만(MT 이틑날 먹는 라면, 군대에서 먹는 뽀글이 등...)
제게 가장 맛있었던 라면을 꼽으라면 이 해물라면이 3등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인도에서 한식에 대한 물꼬를 튼 이후
지금까지도 한식 사랑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ㅋㅋㅋ 야채도 잘 먹고....
그야말로 입맛이 바뀌어 버렸어요


아이들의 편식으로 고민하시는 학부모님들!
애 데리고 인도 두 달만 나갔다 오십시오!
여행 말미쯤 되면 김치를 갈구하고 나물반찬에 환장하는 아이를 볼 수 있습니다!!!

by 종화 | 2015/12/12 01:48 | 하드코어 인도여행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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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antalinus at 2015/12/12 11:34
자이살메르 가지는....원래 한식으로 유명하지요^^ 거기서 먹으면 확 기대치가 높아져 버려서 다른데 가면 급 다운...ㅠ.ㅠ.
Commented by 종화 at 2015/12/12 19:56
가지네에서 일주일동안 한식 먹었더니, 정작 그 이후에는 한식 잘 안 찾아먹게 되더라구요ㅋ
Commented by 5jkfi at 2015/12/12 14:37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종화 at 2015/12/12 19:56
네~ 또 오세요
Commented by 인드 at 2015/12/12 18:24
와 인디카쌀 김치볶음밥이라니.. 진짜 맛있겠네요 그쵸 볶음밥은 쌀이 입안에서 알알이 휘날려야 제맛이죠ㅋㅋ 한국에서 저렇게 파는 곳은 없을테니 언젠가 직접 요리해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종화 at 2015/12/12 19:57
한국식 쌀로도 휘날리는 볶음밥 만들 수는 있는데, 아무래도 인디카쌀 특유의 식감이나 맛이 볶음밥엔 훨씬 잘 어울리더라구요~ 기름도 더 잘 흡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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