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탕에 얽힌 끔찍한 트라우마, 10년만에 극복!



예전에도 블로그에 살짝 얘기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홍합탕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정확히 10년 전. 2006년 1월 말 겨울방학.
대학교 1학년을 끝내고 첫 후배를 맞을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시기.
학교 앞에는 대야에 가득 나오는 홍합탕을 3천원에 팔던 술집이 있었습니다.
홍합탕 하나면 4명이 하루종일 안주 삼기 충분할 정도였기에 꽤나 자주 갔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홍합탕은 맛있는 술안주였습니다.

그 날 역시, 값싼 안주인 우리의 친구 홍합탕을 시켰습니다.
홍합탕과 함께라면 그 쓴 소주도 한 잔 두 잔 술술 잘만 들어가더군요.
그렇게 홍합탕을 반 정도 먹었을 무렵......
무심결에 홍합 하나를 집어서 입에 넣었는데......

하필이면 그게 상한 홍합......

순간적으로 똥냄새와 음식쓰레기의 향이 확 올라오면서
뭔가 모래인지 벌레조각인지는 모르겠는데 까슬까슬한 가루 비슷한게 입안에 가득 퍼지고...
그걸 무심결에 한 입 씹었더니 이 사이사이와 혀 군데군데에 그 맛과 감촉이......

얼른 그 홍합을 뱉긴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전 그 술집 바닥에 거대한 홍합전을 뱉어내고야 말았던
끔찍한 기억입니다.....






그 이후, 무려 10년 동안이나 홍합탕을 먹지 않았는데요......







홍합탕!!!


어느 날, 집에 오니 홍합탕이 떡하니 있더군요.
평소 같았으면 쳐다도 안 봤을 홍합탕인데, 우째 이 날은 한번 들여다 보고 싶더군요.








10년만의 조우


정확히 10년만의 조우입니다.
뭐, 그 동안도 기본안주나 세트 등에서 홍합탕을 마주한 적이 없진 않지만
저 멀리 치워버리거나, 안 먹었거든요......
(심지어는 홍합짬뽕도 안 먹었음)








아련.....


일단, 나름대로 엄마가 시장에서 사 온 싱싱한 홍합을 깨끗히 씻어 만든 것이니만큼
예전 싸구려 술집에서와 같은 참사가 일어날 확률은 크지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트라우마가 있는 음식이니만큼 쉽게 시도할 순 없을 것 같습....









한 그릇


그렇지만, 저는 돌도 씹어먹을 수 있다는 눈물겨운 다이어터!
오랜만에 맡아 본 홍합탕 냄새가 제대로 식욕을 자극하더군요!!!

다이어트 중엔 진짜 뭘 먹어도 맛있다는 말이 사실인 듯
엉겁결에 한 그릇 떠 왔습니다.







홍합!!!


그렇게 정확히 10년만에 먹어본 홍합탕......
기억 속... 맛있게 먹던 시절의 바로 그 맛이 떠오르면서....
과거의 트라우마가 살짝이나마 잊혀져 갑니다............

아아... 그때의 썩은 홍합은 하늘이 내게 준 시련이었던가....








삼엽충


그렇게 다 먹은 홍합껍질로 삼엽충을 만들며 10년 만의 해후는 마무리.
물론 홍합 하나하나를 먹을 때마다 겉보기와 냄새를 확인한다던가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있었지만
나름 트라우마를 하나 지운 것 같아 뿌듯하네요ㅋㅋ


뇌리에 깊게 박힌 트라우마 하나 지우는 데 10년이라니,
세상살이 참 어렵다는 걸 몸소 실감했습니다



by 종화 | 2016/02/07 15:33 | 하루세끼 식사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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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애쉬 at 2016/02/07 15:42
축하드립니다...왠지 인간극장 에피소드 하나 보는 맘으로 조마조마 읽어내려왔네요...ㅎ

다시는 그런 일 없으시길
Commented by 종화 at 2016/02/08 07:28
지금이야 이렇게 유쾌(?)하게 이야기하지만, 지난 10년간은 홍합탕 곁에 가기도 싫을 정도의 흑역사였습니다 ㅋㅋㅋ
Commented by 대범한 에스키모 at 2016/02/07 20:40
ㄷㄷ 홍합탕을 먹으면 삼엽충이 나오는군요..???
Commented by 종화 at 2016/02/08 07:29
10년 전만 해도 삼엽충 만드는 재미로 홍합탕 먹었는데, 이것도 10년만에 만들어 보네요 ㅋㅋ
Commented by 애쉬 at 2016/02/08 13:42
저래 삼엽충 만들어놓으시면 치우기도 편하고 쓰레기 철할 때도 아주 좋아요....친환경 식사법이랄까 ㅋ
Commented by 알토리아 at 2016/02/07 23:38
조개류는 굉장히 상하기 쉽다보니 너무 싸게 파는 곳은 무섭더군요...
Commented by 종화 at 2016/02/08 07:30
그러니까요... 홍합이 싸긴 하다지만 그 가게는 3천원에 한 바가지를 줬으니 신선도가 보장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tmdwk at 2017/04/17 13:19
ㅋㅋㅋㅋ헉 경험해보진않았지만 ㅋㅋㅋㅋㅋㅋ글만봐도 저도 트라우마가 생길거 같아요 ㅋㅋㅋㅋㅋ가끔먹음 맛잇져 ㅋㅋㅋㅋ
Commented by 종화 at 2017/04/17 21:26
홍합 트라우마는 10년만에 극복한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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