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엔 타임머신이 있다(2) 옛 경양식당 분위기 그대로, 씨싸이드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잉글랜드 돈까스를 먹고 동인천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다 발견한 가게입니다.
1989년 오픈했으니 올해로 딱 30년 된 가게군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여길 갈 생각은 없었기에, 사진만 찍고 지나갔습니다만......

이후, 원래 목표였던 쫄면 맛집 <신신분식>에 갔더니 브레이크 타임이 똭!!!
그래서 결국 아까 봤던 이 곳에 가보자...고 결정해 다시 오게 됐습니다.



전반적인 가게 외관은 리모델링을 했는지 나름 깔끔한 편인데
이런 세세한 면에서 살짝살짝 옛스런 느낌이 나네요

옛날 경양식 레스토랑들은 안이 살짝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이 곳도 얼핏 보면 그래 보입니다



사진이 조금 밝게 나오긴 했지만, 적당히 그늘진 분위기.
노란색 조명과 고풍스러워 보이는 의자.
오오... 뭔가 여기도 본격 경양식풍이네요

아까 갔던 잉글랜드 돈까스랑은 추구하는 방향이 살~짝 다른 것 같긴 한데
분명히 어릴 때 이런 스타일의 돈까스집에 온 적이 있습니다!!!



메뉴는 다섯 가지.
돈까스 메뉴가 하나, 소고기 메뉴가 두 개, 정식 하나, 김치볶음밥 하나 입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저 '비프까스'가 꽤 궁금하긴 했지만
일단은 첫 방문이니 가장 기본이 되는 돈까스를 시켜보겠습니다.



주문 후 조금 기다리니 애피타이저가 나옵니다.
잉글랜드 돈까스와는 달리 이 곳은 모든 음식을 서빙해주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편이 훨씬 경양식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샐러드바 개념은 옛날엔 없었다구요!!!



야채 하나하나 정성들여 얹은 샐러드
생 파슬리까지 보이는 게 정말 제대로군요



스프에는



후추를 팍팍 쳐서 먹는 겁니다
맛은 꽤나 평범한 스프맛



밥으로 하시겠습니까, 빵으로 하시겠습니까.
둘 다요!

물론 혼자서 둘 다 주문한 건 아니고, 류난님과 하나씩 나눠 시켰습니다.
아까 잉글랜드 돈까스와 거의 비슷한 구성인데, 빵이 데워져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점.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대망의 돈까스가 나왔습니다!!!!
오오... 저 가니쉬들을 보니 뭔가 심장이 두근대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양식 돈까스 플레이팅과 분식/한국식 돈까스 플레이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접시에 샐러드와 밥이 같이 나오느냐 따로 나오느냐라고 보는데요
앞서 소개한 잉글랜드 돈까스와 이 곳 씨싸이드 경양식 모두 그 기본을 충실히 지키고 있습니다.



가니쉬는 해시감자볼, 베이크드 빈스, 완두콩, 마카로니 샐러드,
그리고 잘 보이진 않지만 햄 한 조각이 있습니다.
이런것들이 곁들여져야 비로소 경양식 돈까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쯤에서 전체 구성을 한 번 찍어봅니다
돈까스, 샐러드, 스프, (밥/빵), 김치와 단무지의 구성이네요



중요한 돈까스의 맛은.....
일단 잉글랜드 돈까스와 비교하자면 확실히 차이점을 보입니다.

잉글랜드의 경우 소스가 정말로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까지의 그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씨싸이드는 살짝 90년대 말의 기운이 섞였습니다.
조금 새콤함이 감도는 그런 소스맛 있잖아요
좋게 말하면 세련된 맛, 나쁘게 말하면 살짝 가벼운 맛이죠.

두 소스 모두 맛있는 소스였습니다만, 80년대 추억을 되새기는 면에서는 잉글랜드 쪽이 더 낫다고 봅니다.
이 곳은 90년대 중후반 돈까스 맛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하네요



그렇게 식사를 끝마치고 나면 종업원이 와서 접시를 치워줄 지 묻습니다.
그 이유는 후식으로 음료나 차가 제공되기 때문이죠.

커피, 녹차, 사이다, 콜라가 있다길래 둘 다 커피를 시켰습니다.
살짝 쉬면서 얘기나 하고 가자... 라는 의미에서 간단히 고른 거였는데......



음......??
뭔가가 테이블에 떡하니 놓입니다??

어... 아메리카노 같은거 한 잔 갖다주는 거 아니었어......??



아니... 이것은....!?!?
80~90년대 가정집에는 필수적으로 있었던 커피-설탕-프림의 삼신기!?
요즘엔 스틱커피 혹은 아메리카노만 마셨지, 이런 식의 삼종세트를 본 건 근 십 년 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쯤에서 경양식 뽕이 절정에 차올랐어요
카아~ 주모! 여기 80년대 음악좀 틀어 주시오!!!



커피 1, 설탕 1, 프림 2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옛날 스타일 커피 완성!!!!
정말 마지막까지 즐거웠던 씨싸이드 경양식이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경양식 돈까스를 하루 만에 두 곳이나 방문했더니
왠지 머릿속에선 소방차 노래가 맴돌고
맥가이버가 잇몸을 보이며 미소를 짓는 듯하고
어릴 때 엄마 손 잡고 가던 동네 번화가의 레스토랑이 떠오르며
80년대 뽕을 제대로 맞아버렸습니다.

혹시 타임머신을 타고 싶으시다면 동인천으로 오시길 추천합니다.
전 조만간 한 번 더 갈 예정......

by 종화 | 2019/05/21 22:35 | 맛집을 찾아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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