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우연히 찾은 인생 파스타, 일산 백석 <플라워키친>


요즘 개인적인 일들로 포스팅이 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감명을 받은 맛집이 있어 오랜만에 블로그를 열고 기록합니다.

일산 백석역의 일산병원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돌아오며 대충 밥이나 먹자고 간 집입니다.
일산병원 사거리쪽에 위치한 주택가 안쪽인데, 꽤나 한적한 골목길이에요.
그래서인지 먹을것들도 죄다 순대국, 추어탕, 감자탕, 쭈꾸미, 해물찜 같은 토속적인 메뉴들 뿐인데
그 가운데 뭔가 세련된 간판이 하나 있길래 보니 파스타를 파는 집입니다.
요즘 양식이 땡겨서, 같이 간 탱~ 님과 함께 들어가 봤습니다



영업시간인데, 주택가 치고 꽤나 오래 영업을 합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은 7시 정도인데, 손님은 저희밖에 없었습니다.
가게 앞에 있는 화환이나 깔끔함을 보건대 오픈한지 얼마 안 된 곳인듯......



가게 내부는 얼핏 보면 카페를 연상시킵니다.



메뉴판입니다.
직접 반죽한 생면이라는 게 눈에 띄네요
전반적으로 가격대가 싼 편은 아닌데, 파스타 이름들 보면 왠지 뭔가 본격적일 것 같긴 합니다.

일단 샐러드 하나와 파스타 두 개를 주문...!!
사실 점심도 부실하게 과자로 때웠기에 배가 많이 고픈 상태였는데
양이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니 부족하진 않을 거라기에 믿고 시켰습니다



식전빵이 나옵니다.
올리브와 이런저런 허브를 넣은 빵인데... 저걸 뭐라고 하죠? 포카치아?
암튼 올리브유+발사믹에 찍어 먹으니 맛있습니다.



시저샐러드가 먼저 나왔습니다.
싱싱한 로메인 상추에 직접 만든 것 같은 엔초비 시저 드레싱을 잘 버무리고
바삭하게 튀긴 베이컨과 크루통, 치즈를 듬뿍 얹었네요.

사실 별 기대 않고 한 입 먹었는데, 이 샐러드.... 소스가 대박!!!
여태 먹어본 시저샐러드 소스 중 최고입니다.
짠맛이 도드라지지도 않고 좋은 풍미가 넘쳐나는게......
왠지 걸신들린 듯 샐러드를 해치웠네요
둘이서 먹기에 양이 적진 않았는데, 워낙 순식간에 먹어버린터라 왠지 살짝 아쉬움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주방에서 치이익 소리가 나더니 나온 첫 번째 파스타
엔쵸비 해산물 먹물 파스타로, 가격은 1.6만원.
가격대가 동네 파스타 치고 조금 높다 싶었는데, 나온 비주얼을 보니 동네급은 한참 넘어선 듯 합니다.
파스타가 아닌 해물요리를 보는 듯 한 해물의 산이라니...



해물 아래에 깔려있는 오징어먹물 생파스타.
건조하지 않은 생파스타는 처음 먹어보는데, 촉감이 부드럽고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탱글탱글함이 특징인 건파스타와는 확실히 다르네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파스타.....
인생 파스타입니다!!!

엔쵸비가 들어있다고 해서 짜거나 비릴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전혀 없고
기분좋은 감칠맛이 휘몰아치는......
정말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경지의 맛입니다.
여기에 위에 올라간 해물도 먹어도 먹어도 계속 나오니
이쯤 되면 1.6이라는 가격이 싸게 느껴질 정도......



두 번째로 나온 음식은 라구소스 파스타. 가격은 1.5만원입니다.
얼핏 보고 무슨 고기볶음이 나온 줄 알았네요
다진 소고기를 섞은 라구파스타는 몇 번 먹어봤지만, 이렇게 고기 비중이 높은 집은 처음 봅니다



라구 파스타 면은 꽤 넓게 뽑았네요
진하면서 육즙이 넘실대는 고기 소스의 맛에 지지 않을 정도로 기분좋은 면의 맛을 주장합니다.

무엇보다 일품인 것은 저 넘치는 소고기!!!
분명 파스타를 먹었는데 고기를 먹은 느낌은 뭐지......??



그리고 세 번째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아까 샐러드 하나에 파스타 두 개만 시켰다고 하지 않았냐구요?
처음 주문은 그랬는데, 먹물 파스타 한 입 먹고 충격을 받아 뭔가 하나 더 시켜보자고 탱~님과 암묵적인 합의를 봤거든요.

왠지 이 집의 내공이 대단한 것 같아서, 가장 비싼 메뉴를 하나 시켜봤습니다.
이름하야 트러플 크림파스타.
이 집의 최고가 메뉴로, 한 접시 무려 2.3만원을 자랑합니다!!!



꽤나 꾸덕한 크림소스에 아까 오징어먹물 파스타 정도 굵기의 면이 들어있고,
그 위에 뭔가 검은색의 버섯이 잔뜩.
맨 위에는 회색의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는데.... 이거 뭐죠?
설마....??



세상에나,
위에 잔뜩 얹어져 있던 이것의 정체는 트러플이었습니다.
그 세계 3대 진미라던 트러플이요.
메뉴를 보니 이탈리아산 블랙트러플로 만들었다던데, 사실 시킬 때만 해도 워낙 비싼 재료인지라 맛만 내는 정도로 들어갔을 줄 알았지 이렇게 많이 들어가리라곤 상상도 못 했던;;;;;;

아무튼 이 파스타는 환상적인 맛이었습니다.
트러플 향이 이렇게까지 진한 음식은 난생 처음 먹어봤어요.
이런 고급 식재료와는 담을 쌓은 폭식대마왕 출신 서민인지라, 트러플이라곤 향만 낸 오일 정도만 먹어봤는데
이런 동네 식당에서 트러플을 잔뜩 얹은 파스타를 먹게 될 줄이야......

이 집 대체 뭐지......?
왜 이런 주택가에 있는거지......??



아무튼, 세 접시의 파스타 (+샐러드 한 접시 +빵 두 접시)를 정말 남김없이 해치웠습니다.
아쉬워서 포크와 스푼으로 싹싹 긁어먹은 흔적이 부끄럽군요;;;


처음에는 동네에 있는 적당히 세련된 느낌의 요즘갬성 파스타집인 줄 알았는데
나온 요리 수준은 전국구인 꽤나 언밸런스한 집.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을 우연히 찾은 느낌이라 뿌듯합니다.
제대로 알려지거나 매스컴이라도 한 번 타면 지금처럼 느긋하게 먹긴 힘들 듯;;;
편도 1시간까지는 찾아와서 먹어도 후회 안 할 정도의 맛입니다.


위치정보는 첨부하려고 네이버 지도를 뒤져봤는데, 우째 안 뜨네요;;;
아직 네이버지도에 등록은 안 된듯? 거리뷰로 봐도 이상한 술집만 뜨고......
일단 기억을 더듬어서 위치를 핀포인트로 찍어 공유합니다

by 종화 | 2019/08/23 23:18 | 맛집을 찾아서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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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9/08/2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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